2017.11.10 돗토리현 돗토리시



여차저차 해서 다이센에서 돗토리까지 가게 되었다

이미 해는 다 져버리고.. 돗토리까지 가는 길은 그렇게 좋지 못하였다

길이 어두워서 운전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뭐 어떻게 되던 돗토리까진 무사히 도착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까 한다

돗토리에는 유명한 B급 구루메로 호르몬야키소바가 있는데, 이걸 한번 먹어볼까 한다

딱히 호르몬 야키소바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 메뉴의 한 종류로 내어주고 있는가보다


여러 식당을 찾았는데 번화가에선 다소 떨어진 곳의 나카무라 식당이라는 곳을 찾앗다



새삼스럽게 느낀 것이지만

금요일 밤의 한 현청소재지의 번화가라고는 느껴지기 어려울 만큼 사람이 없었다

돗토리의 현실인가.. 하긴 현 인구를 다 합해도 안양시 인구보다 적다고 하는데

그 인구가 여기저기 분산되어있어 실제 인구는 더 적게 느껴지는 것이다






밤 8시. 돗토리 역 근처의 상점은 거의 모두 문을 닫았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서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식당은 하필 번화가에 있는 것도 아니라서 15분정도 걸어가야 했다

그래도 조용한 분위기가 나쁘진 않았다


작년 이맘때 쯤 도쿄의 밤거리를 생각하면 너무나 비교되는 것이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사거리에 식당이 위치해 있었다

놀랍게도 거리가 어두웠는데, 이것도 당연한 것이.. 뭐 사람이 있어야 불을 켜든가 할 것이다

시의 입장에서도 세금낭비는 하고싶지 않은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를 이용할 것이고

오히려 이런 시내 중심가보다 시 외곽의 대형 식당이나 마트 쪽이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지방여행을 자주 하다보니 느낀 점이다



영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가게였다

조심스럽게 들어갔는데 손님이 한 분 있었고 다행히 영업은 하는 듯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손님은 손님이 아니라 주인장의 여자친구였던 것이다

결국 손님은 우리 둘 뿐


이게 금요일 밤 술집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잡지에 나온 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이렇게도 없으니까 뭔가 이상하잖아

그래도 메뉴는 그 메뉴가 맞는걸 보니 제대로 찾아오긴 한 것 같았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좋았다


어두침침한 실내

들려오는 재즈풍 음악


그리고 우리 둘 뿐인 손님





펜으로 휘갈겨 쓴 메뉴판

그리고 그마저도 다 지워져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알아서 시켜?



그래 일단 우롱차부터...





안주의 기본인 카라아게부터



그리고 이건 돗토리의 명물 호르몬야키소바이다

주문하자마자 주인아저씨가 재료를 주섬주섬 꺼내더니 우리가 보는 철판에서 시크하게 볶아내는데

역시 분위기가 묘했다. 양해를 구하고 사진이라도 찍을 걸 그랬나?.. 역시 그랬어야 했다


이 음식은 곱창..그러니까 대창과 함께 볶은 면이다. 소금으로 맛을 내었다


일단 맛이나 보자 하니 이게 왠걸.. 너무 맛있는 것이다

가격도 800엔 정도로 저렴했다

이번 우리의 여행은 시작부터 실패가 없구나... 들어오기 전부터 뭔가 이상했는데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이렇게 좋은 집에 사람들이 왜 없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이건 치킨카츠다

주방에서 부글부글 튀기는 소리가 크게 들려서 매우 기대했던 것.. 

이건 치킨카츠지만 소스는 우스터소스 기반 소스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돈까스소스..

일본에 살았을 때 자주 먹었던 그런 저렴한 맛


B급 구루메의 총 집합소였다 여긴



우리는 음식을 먹으면서 역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주인장도 조금 놀랐을 듯.. 왠 한국사람들이 와서 이렇게 실컷 먹다 가는 것을 보면





야키소바를 먹고 너무 맛있어서 1인분을 더 부탁했다

이번에는 소금으로 맛을 낸 것이 아닌 마늘 맛이었다. 마늘이 통째로 들어간 줄 알았는데 마늘맛이 나는 소스가 들어간 것이었다. 그래서 비주얼은 거의 비슷하지만 마늘향이 확 나서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정말 새롭게 접하는 맛있는 음식이었다

돗토리에 좋은 이미지를 이렇게 남기고 가는 것이다


우리가 가게를 나가기 전까지도 손님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가게를 전세낸 듯 기분이 좋았다



호텔로 돌아가기 전 편의점

그래도 이곳은 도시이고, 사람이 사는 동네기 때문에 이렇게 골목마다 편의점은 존재한다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사 가지고 호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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