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9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쵸



이번 시라하마에서의 저녁은 야키니쿠로 정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야키니쿠가 먹고싶다고 했다. 어딜 가도 야키니쿠집은 있으니깐.. 그럴 생각으로 몇 개 검색을 해 보았는데, 그 중에서 조금은 독특한 집을 발견했다

뭔가 분위기상 쉽게 접근하기 힘들 것 같은 이곳.. 가게 이름은 토라후쿠(とらふく)였다


시라하마 시내 중심지에 위치해 있는 곳이고, 평을 보니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가게라고 쓰여 있었다

대중적인 야키니쿠집 그러니까 보통 무제한 코스가 있는 야키니쿠집이 발견되기 마련인데 최대한 여행 중에는 그런 곳은 안 가는 방향으로 잡다보니 이런 집을 고르게 되었다


일단 궁금하니까 가 보자



해가 떨어지면 놀랍게도 거리에 사람들은 없어진다

그 중에서도 그냥 단순 거주지인 곳에 이런 조그마한 가게가 있었다

의외로 전용 주차장도 있었다. 한 5대 정도 댈 수 있는 작은 공간이었는데, 가게에 들어가보면 놀라운게

5팀도 못 들어갈 정도로 좁은 가게였다



이미 두 팀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나머지 자리는 치우지도 않고 있었다

이 집은 아주머니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작은 야키니쿠집이었다


그러니까 동네 구멍가게 수준의 작은 가게라는 것이다



이미 거하게 취해버린 아저씨들..



그래도 우리가 들어오니 자리는 정리해 주셨고 메뉴를 골라야 하는데

메뉴판은 따로 없고 위에 있는 메뉴가 전부였다


일본어를 모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다. 주인 아주머니가 영어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바라(삼겹살), 톤토로(항정살)

간, 신장, 심장 등 특수부위를 제외하고 고기는 이 두 종류가 전부이다

나머지는 미소시루 김치, 술과 음료류가 전부였다. 방금 견학했던 나기사맥주도 있었고

특이하게도 콜라는 없었다


정말 단순한 메뉴 구성이다.. 아마도 돼지고기만 취급하는 듯

그리고 고기는 전부 국내산을 사용하고 있었다





가게 안에서 돌아가는 환풍기 소리가 참 정겹다



가게에 있었던 팀은 두 팀이었는데

그냥 동네 아저씨들.. 그리고 아이 셋 딸린 가족들이었다


이곳은 아무래도 관광지다보니 관광객들 위주로 받는 식당들이 많은데

이곳은 철저히 이 동네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었나보다. 저 아저씨들도 이곳은 아지트 같은 곳일 듯

사진의 오른쪽이 이곳 주인 아주머니이다. 혼자서 하려다 보니 일손이 모자른 듯

세 팀만 되었는데도 가게는 가득 찼다



불판도 일본 야키니쿠집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원형 불판 (한국식)이 아닌 이런 네모낳게 생긴 불판을 쓰고 있었다



불을 피우는데 성냥을 사용하는 것을 보니 참 신기했다

요즘도 성냥을 쓰는 곳이 있었구나


이곳은 시간이 30년은 멈춘 듯

30년 전의 분위기도 이랬을 거라고 상상을 해 본다



고기는 양껏 주문해 보았다

가격도 저렴하겠다.. 어차피 보통 야키니쿠집의 무제한 코스 먹는 수준(3~4천엔)보다도 적게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고기를 주문하면 한번 더 묻는데 고기에 사용되는 소스 미소(된장), 시오(소금) 둘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저 나온 나온 것들은 특수부위를 제외하고선 이 곳에서 먹을 수 있는 고기 메뉴의 전부였다



이런 것은 흔히 볼 수 있다

생양배추를 내어 주는데 보통은 구워서 먹는데 그냥 먹어도 맛있다



우리 둘 다 술을 안 마시니까 음료를 시켰는데

콜라가 없어서 사이다를 주문하니 병에 담긴 미츠야사이다가 나왔다

미츠야 사이다는 메이지 14년.......이라고 하면 감이 잘 안 오는데 1881년, 그러니까 130년의 역사를 가진 정말 오래된 음료수 브랜드이다





미소 소스의 냄새가 정말 좋구나... 고기는 순식간에 이어가고 그걸 집어먹고..

밥을 부르는 맛이다





미소 말고도 소금으로 간이 된 고기의 맛도 안 볼수가 없지



그리고 밥도 시켰다

사이즈는 대, 중, 소가 있는데 이건 소다

그냥 대자를 시키고 싶었다



아주 밥도둑이 따로 없다





소스에 묻혀서 못 봤지만 이런 질 좋은 톤토로(항정살)이 나온다

이게 2인분이니까 840엔.. 가격이 정말 좋다





소금구이에는 약간 시큼한 소스를 같이 주는데 정말 맛있고

테이블에 비치된 후추와 소금을 적당히 섞어서 찍어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밥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둘이 배터지게 먹었는데 1인당 3천엔이 채 안 나왔다

무엇보다도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둘이 엄청나게 만족하고 나왔던 가게.. 


여길 가보라고 권할 만한 상황은 아니고, 당연히 인터넷에 검색해도 안 나오겠지만

좋은 기억을 한번 블로그를 통해서 공유해 보려고 한다



위로가기

POWERED BY TISTORY. THEME BY ISHAI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