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여행기 -
2016.08.04 자이현 아리산향
기상이다
호텔에선 미리 정해진 시간에 모닝콜을 해 주는데 그게 2시 50분이다
나는 조금 미리 일어나서 씻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2시 50분이 되니
전 객실에 강력한 전화벨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정도 크기라면 잠을 깨지 않을 수가 없을듯
어차피 이곳에서 머무르는 목적이 일출 때문이니 다들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전날 사 놓은 빵을 뱃속에 우겨넣고 아리산 역에 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는데
나는 비교적 빨리 나와서 앞줄에서 대기할 수 있었다
이 때의 기온은 13도.. 믿기지 않겠지만 이 때의 우리나라의 새벽 최저기온은 26도였다
얇은 패딩을 입고 나왔는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대만에서 가장 더울 때에도 13도까지는 내려간다는 말이다
가을이나 겨울에 갔었다면 더 추웠겠지
열차가 다가온다
이날 첫차는 3시 50분
일출 예상 시간은 5시 30분쯤..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일출을 보기위해 기다려야 한다
일출 시간에 맞춰 갔다간 제대로 자리도 못잡을 것이기 때문에 서두를 수 밖에 없다
습하고 차가운 객실..
생각보다 엄청 좁았고 객실은 이내 사람들로 가득찼다
20분이 조금 넘게 달려서야 주산 역에 도착할 수 있다
만약 이걸 못탄다면 걸어가야 하는데 그 시간은.....나는 모른다
그렇게 덜컹덜컹 천천히 가는 새벽산악열차에 몸을 맡긴다
이곳이 아리산 삼림철도의 종착역인 주산역이다
해발 약 2400미터의 고지대에 위치한 역이다
내려서 여유를 부릴 틈도 없이 바로 일출 스팟으로 달려갔다
새벽부터 문을 연 상점들..
추운 몸을 녹이기 위한 따듯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지...만
나는 혼자라서 누가 사다 줄 사람도 없이 그냥 멀리서 구경만 했다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에 섰는데
아직은 캄캄한 밤이다.. 그때 눈에 보인 것은 하늘을 수놓은 별들이었다
삼각대도 없이 수동 렌즈를 돌려가며 찍은 별 사진이다
애초부터 여긴 삼각대를 펼칠 여유를 부릴 수 없다
구경꾼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자리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난간에 가슴을 딱 붙이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그냥 하늘을 쳐다봐도 이렇게 많은 별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저 산너머에 조금씩 여명이 드리운다
조금씩 빛이 밝아져 오고 있다
1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멋진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시간이 잘 갔다
날씨가 좋지 않았다면..그러니까 구름이 많았다면
일출을 볼 수 없는 날도 있었는데.. 그게 최근 5일동안 그랬었고.
전날에도 날씨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일출을 볼 수 없게 될까봐 걱정했는데
딱 적당한 날씨로 일출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저 산 너머로 태양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그 빛이 엄청나서 앞으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선글라스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엄청나게 강한 빛이 전망대를 비추었다
이렇게 새 날이 밝았다
이번 여름휴가 여행도 점점 후반전으로 가고 있다
이렇게라도 태양을 보고 싶은 마음
해는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고
더 감동을 느낄 새도 없이 아리산역으로 가는 첫 열차를 타고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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